감행하는 데 용감하면 곧 죽이게 되고
감행하지 않는 데 용감하면 곧 살리게 된다.
이 두 가지는 혹은 이롭고 혹은 해롭다 하나,
하늘이 진실로 무엇을 싫어하는지
누가 그 까닭을 알겠는가?
성인마저도 그것을 어려워한다.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고서도 잘 이기고
말하지 않아도 잘 응하며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고
느슨하면서도 잘 도모한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
성긴 듯 하나 어느 것 하나 놓치는 일이 없다.


 

가. 용감한 사람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은 성급할 필요가 없다. 그는 어떤 행위를 할 수도 있지만, 안 할수도 있다. 성미 급한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를 용감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용감함이 아니라 경거망동이다. 노자는 인생과 우주를 '무위(無爲)'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사람인지라 쓸데없는 만용이나 헛된 소동 따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인류라는 종이 벌이는 '행동의 과잉'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성찰한 사람인 까닭에 인간행위의 전 영역에서 인간의 어리석음과 성급함을 본다.

 

다. 천망회회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
성긴 듯 하나 어느 것 하나 놓치는 일이 없다.

'천망회회 소이부실(天網恢恢 疎而不失)' - '도덕경' 중에서도 유명한 구절이다. 천망이란 하늘의 그물이란 뜻이고, 회회(恢恢)란 크고 또 크다는 뜻이다. '천망회회'란 도의 모습이다. 천도(天道)가 급하거나 과격하지 않은 것처럼, 천망(天網) 역시 촘촘하거나 빡빡하지 않다. 천망은 그물코가 크고 넓다. 그것이 천망의 존재 양식이다. 하늘은 우리처럼 조급하거나 바쁘거나 속이 좁거나 옹졸하지 않다. 그것은 너무 커서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천망은 확실히 성긴 듯 하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망은 어느 것 하나 놓치는 일이 없다.(疎而不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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