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이 적은 작은 나라,
여러 가지 기계 있으나 사용하지 않고
백성들로 하여금 생명을 중히 여겨
멀리 이사하지 않게 한다.
배와 수레가 있지만 타는 일이 없고,
갑옷과 무기가 있지만 써볼 일이 없다.

백성들로 하여금
다시 새끼줄을 묶어 약속의 표시로 삼게 하고
먹던 음식을 달게 여기고
입던 옷을 좋게 여기며
살던 곳을 편안히 여기고
각자의 풍속을 즐겁게 여기도록 한다.
이웃나라가 서로 바라보이고,
닭 울고 개 짖는 소리 서로 들려도,
백성들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는다.


 

가. 이백

어찌하여 청산에 사느냐고 내게 묻는가?
대답 없이 빙그레 미소짓나니, 내 마음 평온하도다.
복사꽃은 냇물을 따라 아득히 흘러가는데,
여기는 별천지 인간세상 전연 아닐세.

-이백, 산중문답

 

다. 노자

'소국과민'이란 나라의 영토가 작고 인구 수가 적은 사회다. 그곳은 전쟁의 참화를 피해 먼 데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합심해서 일군 평화롭고 복된 땅이다. 그러기에 그 백성들은 생명을 중하게 여기고, 또 다른 곳으로 쫓기듯 이사하지 않기를 바라며, 특히 배와 수레를 타고 머나먼 곳으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지 않기를 원하며, 갑옷과 무기 따위는 창고 저켠 어디에 넣어두고 쓸 일이 없기를 바라며 산다.

 

라. 안분지족

백성들로 하여금
다시 새끼줄을 묶어 약속의 표시로 삼게 하고
먹던 음식을 달게 여기고
입던 옷을 좋게 여기며
살던 곳을 편안히 여기고
각자의 풍속을 즐겁게 여기도록 한다.

이 '무릉도원'에 살면 핸드폰도 필요 없고, 인터넷도 필요 없다. 만약 인생에 한 번 그대가 '샹그릴라'에 초대되어 간다면, 제발 거기에는 그런 물건 등을 가져가지 마라. 당신도 거기 가서 그들과 같이 글도 문자도 잊어버리고 태고 때처럼 새끼줄을 묶어 의사표시를 해보라. 무릉도원 사람들은 우리가 보기에 돈도 없고 가난해 보이지만 자신들 삶에 자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한국 사회는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우울증 1위, 고독사 1위이지만 저 무릉도원 사람들은 분명 세계 행복지수 1위를 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들은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들은 안분지족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자기들 음식을 달게 여기고, 자기들 옷을 아름답게 여기며, 자기들 거처를 편안하게 여긴다. 그리고 자기들의 오래된 풍속을 즐거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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