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우리는 아무런 설명서 없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합니다.
삶을 잘 경영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잘 경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잘 경영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설명서를 가지는 것, 즉 자기 이해입니다. 자기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삶은 노예 상태로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꿈을 꾸듯, 술에 취한 듯 자신이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세상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기 이해는 내가 살아오면서 택한 여러가지 선택들의 동기를 알고 나의 생각과 행동의 숨은 이유를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고 판단하는 많은 것들은 내가 모르는 마음의 힘에 의해서 결정되고 움직입니다. 따라서 마음이 하는 일을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답답함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낄 수 있습니다.
-내 삶에서 반복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미성숙함(불건강함)은 무엇인가?
-그와 같은 미성숙함(불건강함)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며 그것은 어떤 식으로 반복되고 있는가?
-그런 미성숙함(불건강함)은 왜,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
-반면 내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나의 장점, 성숙한 면은 무엇인가?
성장이란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숙함과 미성숙함, 건강함과 불건강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내 안의 미성숙함을 줄여가며 보다 건강한 마음 씀씀이를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1장 삶을 이끌어가는 것은 감정입니다
내 인생에 중요한 감정이 있습니다 _감정의 은밀한 영향력
누구나 마음속에 자기 삶을 이끌어온 감정이 있습니다. 이것이 나중에 이야기하게 될 핵심감정입니다. 그 감정은 나의 생각, 행동과 짝을 이뤄 지금의 내 모습, 삶의 방식을 형성했습니다. 그것이 내 삶의 고통의 이유가 되고 또 여러가지 선택을 이끌고 다양한 삶의 투쟁을 이끌어냅니다.
삶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삶의 위기에서 만나는 감정의 큰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지켜낼 수 있는 지혜와 힘이 필요합니다. 또 나와 내 삶을 이끌어가는,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핵심감정을 확인하고, 더 이상 그 감정에 나의 마음과 삶을 내맡기지 않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내가 그 감정의 주인이 되고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감정을 잘 다스리는것, 즉 감정의 성장입니다.
감정이 행동과 삶을 결정합니다 _나의 행동의 숨은 동기,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을 피하기 위한 선택, 이런 상황은 우리의 삶에서도 흔하게 일어납니다.
건강한 자존감에 있을 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나와 건강하게 긍정적으로 관계 맺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설정해놓은 기준에 비추어 흡족하지 않은 성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 자신을 미워하고 심지어 학대하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창피하게 여기고 가치 없는 존재라고느낄 수도 있습니다. 자해를 하고 과도하게 술을 마시거나 위험이 예상되는 상황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은 모두 자신과 부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과 선택과 삶의 궤적을 세련된 논리와 그럴듯한 이유로 포장해서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 포장을 걷어내고 나면 행동과 삶을 결정하는 감정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정으로부터 시작된 다양한 선택과 행동과 대인관계 양상의 총합이 바로 한 사람의 삶의 전체 그림, 그 자체입니다.
고통의 진범은 생각이 아니라 감정입니다 _씻어낼 수 없는 생각, 생각을 만들어내는 감정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나 신체적인 현상, 생각에 집중할 뿐 그 이면에 감정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이것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며 그 해결을 어렵게 합니다. 의식에서 멀어질수록 감정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력은 더욱 강렬해집니다. 따라서 행동이나 생각 등의 배후에 있는 감정을 읽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것이 자기 이해의 핵심입니다.
마음은 늘 어떤 감정 상태에 있습니다 _습관적인 감정과 새로운 감정
현재의 상황은 순수하게 그 자체로 경험되지 못하고 단지 과거에 경험했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서가 될 뿐입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겅 중 새로운 감정이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는 현재를 현재로서 경험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과거에 경험했던 감정으로 반응합니다.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감정이 아닌 새로운 감정의 경험은 한 사람의 내적 변화와 인간관계 양상의 변화, 즉 치유와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늘 후회하면서도 비슷한 실수와 선택을 반복합니다. 누구나 아무리 노력해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을 겁니다. 평생 동안 한 가지 주제를 되풀이해서 변주하며 살아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인생의 고통과 문제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내 안에 그걸 반복하게 하는 동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2장 나만의 분위기, 나만의 선택, 핵심감정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낍니다 _기억으로
그들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경험들이 현재 자신의 삶에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그 감정을 극복하는 것, 그 감정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처받은 감정의 치유는 어느 순간에 지우개로 지워지듯 감정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옷에 물든 잉크가 점차 옅어져가는 것과 같습니다.
언젠가 한 환자분은 "모든 마음의 문제를 어린 시절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결론짓는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태도에 동의할 수 없고 화가 난다"라고 하더군요. 그에게서 어린 시절의 상처가 마치 자신을 결함이 있는 사람이라고 낙인 찍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읽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모든 사람에게 불가피한 것입니다. 상처나 고통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그런 고통스러운 감정을 희석하고 치유할 기회와 경험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입니다.
내 안에 나도 모르는 뭔가 무시무시한 것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은 오히려 조명을 비추어 그것의 실체를 알게 됨으로써 벗어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 그 자체가 바로 지금의 나 자신이라는 생각에 그것을 확인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어린 시절의 상처를 돌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처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돌보지 않은 만큼 상처 입은 감정은 내 의식으로부터 멀어지게 되며, 그것을 치유할 기회는 물론 치유의 경험으로부터 성장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멀어지게 됩니다.
저장된 감정 우울한 마음의 설계도 _감정이 만들어낸 마음의 습관
삶에서의 여러 가지 선택, 대인관계 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일상에서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과 그 감정에 대한 반응 양식 등이 모두 마음의 습관입니다.
어린 시절에 형성된 마음의 습관은 그 당시의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어서 현재의 삶에서 착각을 일으키고 고통을 줍니다.
지금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이러한 어린 시절 상처 입은 감정들이 만들어낸 마음의 습관과 그것이 모여서 만들어진 마음의 설계도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가 알지 못하는 동안 형성되어 지금의 삶에서 반복되고 있는 마음의 습관 중 어른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삶에 맞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확인하고, 그것의 지배를 덜 받도록 마음의 설계도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핵심감정은 늘 마음이라는 바다를 채우고 있습니다 _나의 씨앗이 되는 핵심감정에 대하여
신경증(노이로제), 정신병의 뿌리는 어려서 받은 마음의 상처가 풀리지 않고, 마치 한 줌의 눈을 굴리면 점점 커지고 굳어지듯이 세월이 갈수록 크고 단단해져서 녹지 않는 핵심감정으로 굳어진 것이다. 이것을 깨달아서 풀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나를 괴롭히는 고통과 불행의 운명이 된다. 핵심감정은 어머니 내지 어머니를 대신하는 사람이 나에게 주는 좋지 않은 느낌이다.
여러분 안에는 어떤 건강한 힘이 있나요 _내 안의 건강함과 불건강함에 대하여
우리 안의 건강한 힘은 긍정적인 감정 경험과 그것을 통해서 만들어진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외모나 지적능력, 예술적 재능, 안정적인 관계경험, 타인을 돕고자 하는 선한 의지, 건강한 신체, 강한 의지력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내 안의 건강한 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힘이야말로 성장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고, 더불어 내안의 건강한 힘들을 긍정하고 더욱 강화하는 것이 성장의 한 축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성장시킵니다 _미성숙한 마음의 습관에서 벗어나기
마음의 성장은 마음의 해로운 습관을 줄이고 건강한 습관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해로운 습관이란 열등감으로 자기를 비하하거나 심한 경쟁심으로 타인과 불화를 빚는 것, 쉽게 화를 터뜨리는 것,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책임지지 않고 남에게 미루는 것 등입니다. 대화로 갈등을 풀어가는 것, 계획했던 일을 이루어내는 것, 일에 차질이 생겼을 때 다른 대안을 찾는 것,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등은 건강한 습관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더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이때 자신의 미성숙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그런 행동을 줄여나가겠다는 결심은 성숙한 마음이 들려주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그런 다짐을 잊어버리고 다시 후회하게 될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미성숙한 마음의 습관 때문입니다. 즉 내 안의 핵심감정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어른이 된 우리는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 성장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내가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은 내 안의 막무가내로 고집불통인 감정을 내가 보살피고 달래서 더 어른스럽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를 성장시키는 여정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때론 엄하지만 때론 너그러운, 건강한 소통으로 이끄는 자애로운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나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마음의 자세입니다.
성장은 내 안의 불건강한 면을 줄여 보다 건강한 마음 씀씀이를 새로 배우고, 원래부터 있었던 건강한 힘을 더욱 강화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꿔야 할 자신의 불건강함은 무엇이고 지키고 강화해야 할 건강한 힘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야 무엇을 고치고 무엇을 강화할 것인지 목표가 분명해지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강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장 반응에서 응답으로, 감정의 성장
자신의 감정을 잘 느끼고 공감해야 합니다 _반응에서 응답으로
내용적인 면에서 감정은 생존을 위한 감정에서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감정으로, 의존 상태에서 독립적인 삶을 가능하게 하는 감정으로 성장합니다. 사랑을 받는 것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경쟁에서 상호 협동하고 타인을 돌보는 것과 관련된 감정으로 성장합니다. 즉 어린 시절의 마음에 득세했던 공포, 분리 불안과 유기 불안, 열등감, 경쟁심, 수치심 등의 세력은 점차 잦아들고 그 자리에 화해와 용서, 배려와 자비심, 타인의 안녕과 성장을 돕는 이타심 등의 감정이 자리하게 됩니다. 앞에 이야기한 감정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뒤에 이야기한 감정만으로 채워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릴수록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달래줄 다른 누군가가 필요하지만 점차 스스로 그것을 달랠 수 있게 되죠.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감정이 일어나는 대로 반응하다가 점차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감정을 처리함에 있어서 자동적으로, 반사적으로 반응하던 것에서 응답하는 방식으로 성장합니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타인의 감정에 응답하는 능력'
공감을 통해서만 감정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_원초적인 공감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는 사람은 폭력이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려 할 것이고 나아가 불특정한 사람들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공감은 도덕심과 이타심의 기초가 되어 다른 사람과의 협동, 다른 사람에 대한 보살핌을 가능하게 합니다.
바깥을 향해 달려 나가는 마음 가라앉히기 _자기와의 대화에서 생겨나는 힘
매순간 자신을 관찰하고 자신과 대화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하지만 자기와의 대화가 습관이 되면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것이 됩니다.
제가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할까요 _감정을 받아들이는 용기
어떤 감정이든 자신을 추악하다거나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 내리지 않아야 합니다.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몸의 기능이 원활한 사람이 허기를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의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감정을 느끼는 것과 그 감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마음은 수많은 감정의 파도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역동적인 바다입니다.
어떤 사람은 마음속에 일어나는 감정들을 불편해하고 낯설어 합니다.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증거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고 혹여 남에게 들킬세라 감추기에 전념합니다. 인격이 성숙한 사람의 마음은 바람 한점 없는 날의 호수처럼 평온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가 자신의 감정을 대하는 방식은 마치 폭군과도 같습니다. 명령하고 군림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나는 그대(감정)가 내 영토(마음)에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것을 결단코 허락할 수 없다. 썩 꺼져버려!" 하지만 일견 아무런 감정의 파도도 없이 잔잔해 보이는 그의 마음 속 바다의 수면 아래에서는 엄청난 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감정표현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 때문입니다.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의지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 이것이 감정의 성장입니다.
감정을 성숙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안에 그런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않고 그 감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감정이 몰아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인식한 감정에 대해 합리적인 대책을 강구합니다. 합리적인 대책이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유를 파악하는 것, 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현실의 상황을 조정하는 것, 감정을 해롭지 않은 방식으로 해소하는 것, 핵심 감정을 돌아보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왜 그런 기분이 들까요 _고통스러운 감정의 처리
우리 마음이 괴로운 것은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 상황 자체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상황이 일으킨 감정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습관 깨닫기 _성장의 위대한 첫걸음
이 감정이 언제, 왜 생겼는지 앎으로써 그 감정에 압도되는 것을 점차 줄여나가야 합니다. 이제 어른이 된 그녀 안의 성숙한 마음이 그녀 안의 울부짖는 어린아이를 안아서 다독거리며 달래주어야 합니다.
깨달아도 고통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깨달음의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깨달음을 더욱 굳건히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핵심감정이 반복해서 올라오고 그 감정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습관대로 흘러가려고 할 때마다 '아, 이것이 내 마음의 습관이구나'라고 반복해서 깨닫는 것이 바로 훈습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깨달은 것을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서 서서히 실천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과거의 건강하지 못했던 습관을 버리고 보다 건강한, 새로운 습관을 기르기 위해 필요합니다. 습관으로 굳어진 이전의 패턴은 고통의 원인이지만 또한 익숙한 삶의 방식입니다.
핵심감정이 발동할 때 _반복해서 알아차리기
내 안에 반복되는 감정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그 사람들이 원하지도 않는 친절을 베풀고 나서 그걸 몰라주면 화가 치미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요.
성장의 과정에서는 새로운 습관에 따라 행동하고 마음을 쓰다가도 과거의 습관이 발동되는 순간이 여러 차례 반복됩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과거 습관은 점점 옅어지고 새로운 습관이 점점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갑니다. 즉 성장의 여정은 마음과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던 과거 습관을 칼로 도려내듯이 없애버린다기보다는 그 세력이 점점 약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런 괴로움의 바탕에는 자신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마음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그릇된 신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전 치료를 통해서 상당한 성장을 이뤘지만 언제든 또 찾아올 수 있는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다독여 견디게 하는 힘이 아직은 부족했습니다. 또한 지금 자신의 상태가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대인관계의 갈등으로 마음의 균형이 깨진 상태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가 바라는 것처럼 어떠한 스트레스나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 같은 마음이 아닙니다. 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누구라도 때로는 마음이 흔들리며 그로 인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보다 유연한 자세입니다. 또한 지금의 마음의 혼란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될 거라고 스스로를 달래는 마음, 그리고 스스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감정의 성장은 내 안에 그런 감정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다시 과거의 습관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그 반복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습관이 재현되는 것을 깨닫는 것이 훈습하는 과정이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자신의 마음을 돌아다보면 자신에 대한 이해는 더 깊고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성장은 어느 지점에 도달해서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도달해야 할 단계가 명확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나가야 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그리고 성장은 보편적이면서도 개별적입니다.
성숙의 척도, 화 _내 안의 야생 코끼리 길들이기
또 다른 흔한 오해는 아무런 화도 일어나지 않도록 억누르는 것이 화를 다스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음속에 들끓는 화를 느끼지 않으려고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억압해서 안으로 흘러들어간 화는 마음 속에 쌓여서 신체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 마음속에 억압된 화를 처리하는 데 에너지를 빼앗기기 때문에 무기력하고 우울합니다.
화는 무조건 바깥으로 배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래야 할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화를 내는 것이 내 안의 화를 옮기는 것에 불과한 건 아닌지 먼저 살피는 일입니다. 화가 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방식으로 표현할 길을 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내가 화를 표현하는 방식까지 정당화해주지는 않습니다.
쉽게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비책 같은 것은 없습니다.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시간을 들여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처럼 화를 잘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도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화를 잘 다스린다는 것은 화를 내는 당사자나 타인 모두에게 해롭지 않도록 화나는 감정을 세련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화가 나는 것은 인간이기에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처리나 표현 방식은 나의 책임입니다.
견디기 힘든 고통 앞에서 _고통에 덜 압도되는 법
어떤 조건의 삶을 살거나 예외 없이 삶이 주는 비극과 고통이 있기 마련입니다. 인생이 괴로운 것은 그러한 비극적인 사건, 사고 그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것이 우리 마음에 불러일으킨 고통스러운 감정 때문입니다.
인생의 고통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아무런 고통이나 상처가 없는 정신적 무균 상태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마주했을 때 비록 마음에 상처를 입고 주저앉을지라도 결국에는 회복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고통 속에 있더라도 그 고통이 언젠가는 끝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고통에 덜 압도됩니다. 누구나 고통스러운 감정 상태에 있을 때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고통의 한복판에 있을 때는 그 고통이 끝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고통이란 없습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하느냐'하는 마음의 바탕에는 나에게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교만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위기는 나에게 기존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돌아보게 하고 더 긍정적인 쪽으로 변화하게 하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고통을 받아들이며 살아낸, 그리고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보통 사람인 그분들이 바로 생활 속의 현자들로 나를 감동시키고 겸손하게 만듭니다.
무슨 삶? 내게 삶이 있던가? _도움을 받아들이는 용기
우리는 아이들에게 "네 인생은 네 것이므로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라고만 가르칠 게 아니라 "네 인생은 네 것이므로 네가 책임지고 살려고 노력해야겠지만 살다 보면 힘에 부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단다. 그럴 때는 반드시 도움을 청하렴"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고통스러운 마음을 더 고통스럽게 하는 고정관념 중의 하나는 '고통은 반드시 혼자 힘으로 극복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짐을 져야 합니다. 힘에 부치는 상황에 있으면 그것을 밝히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독립적인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해결하려는 배타적인 독립심은 사실은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의존심, 열등감, 패배의식을 감추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도움받아야 할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며 혼자 잘해내다가도 어떤 때는 힘에 부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짐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과 나누어 질 수도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용기를 내야 합니다.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지혜와 경험을 빌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지혜와 경험을 확장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있음을 인정하고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주체적인 삶의 표현이고 건강한 마음의 표현입니다.
4장 나만의 덩키를 찾아서, 관계의 성장
나를 붙잡아주는 중력, 관계 _친밀감을 나누는 능력에 대하여
타인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은 우리 마음에 봄을 부릅니다. 인간의 삶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해주는 것은 친밀한 관계의 경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 인간애입니다. 관계 속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용서 등의 감정은 우리를 성장시키며 자기애를 넘어설 수 있게 합니다.
감정과 감정의 부딪힘 _관계를 맺는 세 가지 방식
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보호자가 되어주기를 원합니다. 보살핌을 받고 싶은 그녀의 욕구는 끝이 없었습니다. 관계에서 우리는 보살핌을 받기도 하지만 주기도 합니다. 어른의 관계란 보살핌을 나누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타인의 욕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늘 자신의 욕구가 우선이었습니다. 그녀는 관계의 차고 뜨거움에 굉장히 민감해서 아주 사소한 소홀함이나 거절에도 크게 상처를 받았습니다.
관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은 어린 시절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심리적 허기 때문일 떄가 많습니다. 이럴 때 대개 사람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서 그 허기를 채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심리적 허기는 어린 시절 채우지 못한 그 사랑을 받는다고 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의 경우 더욱 집요해집니다. 사랑의 결핍을 경험했던 사람은 사랑을 받으면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꼭 움켜쥐고 집착을 하게 됩니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사랑받는 달콤함을 누리려고 할 뿐 성장의 길로 나서지 않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고독을 견딜 수 있게 되는 것, 스스로 자기를 달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녀는 사랑과 인정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줄여가며 스스로를 달래는 힘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받기만 하는 어린아이의 관계의 방식에서 사랑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어른의 방식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이제는 버려야 할 생존 전략 _어린 시절 내게 중요했던 관계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자신의 대인관계 방식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어린 시절 중요했던 사람과의 관계에서 형성된 방식을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재현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자신이 관계를 맺어왔던 방식 말고는 다른 방식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로 인해 힘들다면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_관계에 대한 고정관념
누군가로 인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마음이 살아 있으며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다는 증거이고 성장의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이것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친해지는 것과 친밀한 것과는 분명 다릅니다.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한 사람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생기는 기쁨과 열정, 고통과 분노, 미움과 용서, 헌신과 책임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짊어지는 것입니다.
관계의 동심원 _관계의 멀고 가까움, 차고 뜨거움
그의 문제는 남을 돌보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지만 지혜롭지는 못했습니다. 우선 자신을 보살피는 법을 배우고 남을 돌보고 싶은 마음도 절제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자기 사랑이 없는 이타심을 추구하기보다는 이기심과 이타심이 적절하게 균형 잡혀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타인의 성장을 돕는 것입니다. 당장 달콤한 사랑을 주는 것은 타인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 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때에 따라서는 주고 싶은 마음을 절제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 수 있습니다.
고행의 길을 가는 순교자처럼 사랑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관계로 인한 고통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지만 관계를 청산할 용기도 없으며 상대에게 맞서 자신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기를 요구하고 싸울 힘도 없습니다. 이런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그런 사람이라도 곁에 두기를 원합니다.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고행의 길을 가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고 덫에서 자신을 구해낼 수 있는 힘입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지키는 것은 다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힘과 용기 그리고 지혜가 필요합니다.
내가 내 관계의 주인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듯이 다른 사람 역시 자신의 관계의 주인으로서 존중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끌리는 이유 _관계의 내적 요소들
자존감은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끌립니다. 자존감과 자긍심 혹은 열등감과 자기 비하는 여느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집니다. 자존감이 약한 사람은 자신에 대한 의심과 불안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인정받으려 하거나 혹은 경쟁하고 비교합니다. 그가 경쟁심과 열등감을 느끼는 것을 다른 사람도 느끼며 이것이 그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건강한 면과 불건강한 면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건강함과 불건강함도 함께 받아들이며 있는 그대로의 그를 존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존감이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있는 그대로 수용되는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진정성이란 표리부동하지 않은 것, 즉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내면에 가지고 있는 것이 다르지 않음을 뜻합니다. 진정성이 있는 사람은 뭔가를 얻기 위해서 혹은 이용하거나 착취할 목적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실망합니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에게 기만당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알고 있는 나'와 '내면의 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따라서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에 대한 이해를 키워가야 합니다.
대인관계에서는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잘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소통을 잘하는 사람들은 솔직합니다. 베일 속에 자신을 감추지 않고 개방함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스스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공감적 대화는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라는 음악에 함께 몸을 맡기로 춤을 추는 것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덩키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_새로운 관계의 경험이 발휘하는 치유의 힘
관계에서 고립되어 있는 사람의 마음은 흐르지 않는 고인 물처럼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킵니다. 독서가 이를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계 안에 있을 때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들로부터 달아나지 않고 견뎌야 합니다. 어색함을 감추려고 과장해서 너스레를 떨거나 섣불리 대화를 주도하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5장 세상과 관계를 맺을 때
성장하고 있습니까, 그저 나이만 들어가고 있습니까 _성숙한 사람의 모습
성숙한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자신의 몸을 잘 알고 있고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잘 인식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볼 수 있으며 왜 그런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마음이 보내는 감정과 욕망의 신호를 잘 알아차려서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롭지 않도록 건강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그의 삶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감정과 마음을 경영합니다.
누구나 필연적으로 삶의 고통과 비극을 경험합니다. 이런 고통으로부터 전적으로 자유로ㅓ울 만큼 성숙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스스로를 위로하고 달래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 비극이 주는 고통을 견디고 그것을 성장을 위한 경험으로 삼습니다. 좌절이나 실패, 실수에 직면했을 때 비록 그 충격으로 휘청거리거나 주저앉을 수는 있지만 점차 그것을 받아들이며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의도한 대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지라도 누구를 탓하거나 비탄에 잠기기보다는 다른 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실패건 성공이건 간에 그는 경험을 통해 힘과 지혜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는 나이와 위치에 맞는 역할을 받아들이고 책임지려는 자세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실의 책임에서 달아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삶에 공짜는 없으며 무언가 얻으려면 정당한 대가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알고자 하며 그것을 다루는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를 통해서 현실세계의 여러 가지 조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성숙한 사람은 독립적인 사람입니다. 자기 삶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선택과 결정의 주체는 자신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립적이면서도 동시에 상호의존적입니다. 인생의 모든 일들을 전적으로,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해결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혼자 힘으로 넘어설 수 없는 한계에 직면했을 때 도움 받는 것에 저항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타인의 도움을 받아들이고 또 도움이 필요한 타인을 도울 수 있습니다.
성숙한 사람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가 소통할 때 사용하는 도구는 대화입니다. 말뿐만 아니라 다른 비언어적인 수단을 통해서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이해하고 해석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타인은 물론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인간의 한곌르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어느 누구도 위에 언급한 성숙한 사람의 조건들을 완벽하게 갖출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과정으로서의 성장을 이해하고 있으며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기 위한 변화와 배움에 열려 있습니다. 즉 성장은 삶에 대한 그의 태도이며 그는 성장을 향해 열려 있는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성숙한 사람은 타인의 주체성을 인정하며 타인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듯이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며 공감적으로 응답할 수 있습니다.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따뜻합니다. 그리고 그는 성장의 길에서 터득한 지혜를 기꺼이 나눌 수 있습니다. 그는 타인의 성장을 돕는 사람입니다.
세상을 향해 안테나 세우기 _현실을 돌보고 일상을 관리하는 것의 의미
우리가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는 것은 현실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잘하는 것,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일에 서툰 사람일수록 점점 더 세상을 배우는 것을 등한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내 삶을 잘 꾸리기 위해서는 세상에 대해서도 배워야 합니다. 현실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은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곳이 아닙니다.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쁜 사람도 있습니다. 모르는 것은 물어가면서 천천히 하나씩 배우겠다는 자세로 세상을 사는 요령과 기술을 배워가야 합니다.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람이 없는것이 아니라 아무나 믿으면 안 되는 겁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믿을 만한 사람과 믿지 못할 사람을 구별해내는 지혜로운 눈과 경험입니다.
현실을 돌보기 위해서 세상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은 많습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상을 잘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입니다. 일상을 관리한다는 것은 잘 자고, 잘 먹고, 몸을 깨끗이 하는 일, 그리고 청소나 주변 정리정돈 등과 같은 자기 관리를 말합니다. 삶에서 기본적이고 필수적이지만 매일매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지루하고 귀찮게 여겨져 그 중요성이 간과되기도 합니다. 일상의 기본적인 일들을 스스로 해낼 수 없다는 것은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신호입니다. 매일매일 반복해야 하는 게 귀찮아서 혹은 공부나 사회적 활동 등과 같은 다른 일들보다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우선순위에서 밀어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책임인데도 누군가 대신 처리해주기를 바라는 의존심 때문에 소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을 관리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과 생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입니다.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일에 대한 마음가짐과 처리 방식은 인생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태도와 일맥상통합니다.
엄마가 울면 온 세상이 다 우는 것 같았어요 _감정이 곧 세계관
우리는 인생 초기의 경험에서 느꼈던 감정의 렌즈로 세상을 느끼고 받아들이며 해석합니다. 자신이 타인과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을 정당화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이유와 증거들을 덧붙여가며 세계관을 키워가죠. 결국 핵심감정이라는 씨앗이 인생관, 세계관이라는 나무로 성장합니다.
감정이 성장해감에 따라 어린아이의 공포와 두려움, 질투와 죄의식, 열등감, 경쟁과 배척은 희석되어가고 타인과의 조화, 나눔과 베품, 자비심과 용서 등 이타적인 감정이 자라게 될 것입니다. 성장의 길을 가는 사람은 세상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곳이며 좋은 일과 행복한 일, 나쁜 일과 불행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곳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돌보듯 타인을 돌보는 것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더 나아가 다음에 올 세대와 세상을 돌보는 것으로 그의 사랑의 범위는 점차 확대되어갑니다. 이처럼 어린아이의 감정에서 어른의 감정으로 감정이 성장함에 따라 인간관계의 방식이 성장하듯 세계관도 성장해갑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일입니다 _최고의 이타심은 스스로 성장하는 것
자신을 잘 돌보고 현재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함으로써 세상에 건강한 기운을 보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것.
타인을 돌보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최종적인 성장의 지점이지만 최고의 이타심은 자신이 성장하고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감정이 성장하면 행동과 말과 삶의 궤적이 함께 성장합니다. 진정한 감정의 성장을 추구하며 그 길을 가는 사람은 굳이 타인을 위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의 행동, 마음 씀씀이, 삶이 세상을 이롭게 할 것입니다. 감정의 성장을 통해 나를 구하는 것이 바로 세상을 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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